(::“지도층인재 집중 육성해 칭화大 잡겠다”::) ‘다칭(大靑), 베이다황(北大荒)’. 중국에서 유행하는 말이다.
전자는 ‘위대한 칭화대학’, 후자는 ‘황량한 베이징대학’을 뜻한다. 중국 권부(權府)와 지도그룹 내에서 칭화대학이 차지하 는 높은 점유율과 이에 대비되는 베이징대학의 현주소를 풍자하 는 말이기도 하다.
이런 현실에서 베이징대학이 최근 ‘창조적 지도층 인재 양성’ 을 지향점으로 한 교육목표를 밝혀 눈길이 모아진다. 베이징대 교무위원회 민웨이팡(閔維方) 주임은 “우리 대학의 목표를 법학 원과 경제학원, 정부관리학원 등 출신들을 집중 육성해 지도층 인재로 키우는 것으로 세웠다”고 말했다고 홍콩 대공보(大公報) 가 17일 보도했다. 베이징대학은 과연 칭화대학을 따라잡을 수 있 을까.
과거에도 지금도 중국의 권력 핵심부는 기술관료들이 잡고 있고, 지금도 핵심 권력층은 대부분 이공계 명문 칭화대학 출신이다.
영국의 더 타임스가 최근 발표한 세계대학순위에서 베이징대학이 15위, 칭화대학이 62위를 기록했지만, 중국내에서는 사정이 다 르다. ‘칭화대의 중국경영’이란 말이 나온 게 어제 오늘의 얘 기가 아니다. ‘공정사 치국’(工程師 治國, 기술자가 나라를 다 스린다)이란 말도 오랫동안 회자돼 왔다. 실제로 칭화대학은 191 1년 설립 이후 94년 간 정관계 부부장(차관)급 이상의 고위 관리 300여명을 배출했다.
중국의 최고지도자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이 이 학교 출신 이다. 현재 최고 권력기구인 당 정치국 상무위원회 위원 9명 중 우방궈(吳邦國) 전인대위원장(서열 2위), 황쥐(黃菊) 상무부총리 (서열 6위), 우관정(吳官正) 중앙기율검사위 서기(서열 7위) 등 4명이 칭화방(幇)이다. 정부 국무위원급 이상의 고위직에도 원?薇牟?溫家寶) 총리와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 등을 배출했다.
반면 오랫동안 중국 최고대학의 명성을 지켜온 베이징대학 출신 은 권력의 핵인 정치국 상무위는 물론 그 밑의 위원 25명 중 단 한 명도 없다.
그럼에도 불구, 최근 차세대 지도자급으로 내려오면 인문사회계 열 출신의 부상과 베이징대학 출신의 진출이 늘어나는 것이 감지 된다. 기존 인사 가운데엔 탕자쉬안(唐家璇) 외교담당 국무위원, 리자오싱(李肇星) 외교부장, 쉬관화(徐冠華) 과학부장, 보시라 이(薄熙 來) 상무부장 등이 있고, 유력한 차세대 리더로 평가받 는 리커창(李克强) 랴오닝(遼寧)성 서기, 리위안차오(李源朝) 장쑤 (江蘇)성 서기 등이 베이징대학을 나왔다.
특히 최근 칭화대학 출신들이 해외로만 눈을 돌리면서 유학생 중 50% 이상이 귀국하지 않고 있다는 통계가 나오는 상황에서 ‘칭 화대의 중국경영’이 언제까지 계속될지에 의문을 갖는 이들도 늘어나는 추세다. 베이징대학이 ‘베이다황’을 극복할 수 있을 지에 이목이 쏠린다.
베이징=홍순도특파원, 허민기자 mhhong@munhwa.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