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메이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
부시에 "금융위기 극복 희망" 전해
<아시아경제 08.09.23>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은 22일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과 전화통화를 갖고 미국의 경제·금융 위기가 조속히 극복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화통화는 지난주 대공황 이후 최악으로 간주되는 미국발 금융위기가 발생한 뒤에 처음으로 이뤄진 두 정상 간의 접촉이어서 주목된다.
후진타오 주석이 이날 오전 부시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중국은 미국 정부가 국내 금융시장 안정을 위해 중요한 조치를 취한 것을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면서 "이러한 조치가 조속히 효과를 발휘해 미국의 경제·금융시장이 점진적으로 개선되고 호전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고 신화통신은 보도했다.
최근의 중?미 관계가 긍정적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평가한 후 주석은 "양국 간 고위급 대화채널과 각 분야의 교류·협력을 강화하고 중미 전략경제대화 시스템을 심화시켜 나가기를 희망한다"면서 "특히 대만 문제를 비롯한 양국간 주요 현안에 대해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처럼 후진타오는 총명하고 능력이 출중하다. 일찍부터 마오쩌둥, 덩샤오핑, 장쩌민의 뒤를 잇는 중국 제4세대 지도자로 꼽혀왔다. 그는 특히 겸손하다. 지난 2004년 9월 장쩌민으로부터 중앙군사위 주석 자리를 넘겨받아 중국 최고지도자가 되기까지 한동안 2인자로서 오랜 인고의 세월을 보냈기에 몸으로 터득한 처세술이라 할 수 있다.
후 주석은 ‘인심향배(人心向背)’라는 말을 신봉한다. 명나라 문신 여계등의 저서에서 비롯된 말로 ‘민심을 잃으면 국가가 쇠망한다’는 뜻이다. 일각에선 후 주석이 온화한 이미지가 강해 카리스마가 부족하다고 한다. 하지만 그것은 그의 진면목을 모르고 하는 얘기다. 후 주석은 한나라 유방 같은 덕과 지략을 겸비한 리더십을 갖췄으며 철저한 실용주의자다.
급진 개혁보다는 안정적 개혁을 추구한다. 농촌과 민생을 강조하면서 실용적인 중국을 표방하고 있다. 지난달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한 후 주석은 이 같은 그간의 평가를 그대로 보여줬다. 그런 면에서 이명박 대통령이 추구하는 실용노선과 차이가 있다. 후 주석은 거대한 중국 인구를 먹여 살리기 위해 한국에서 ‘실용 행보’를 보여줬다.
후진타오는 중국의 양대 명문인 칭화대학교에서 기계공학을 공부했으며, 문화혁명 기간 동안 일체의 정치활동을 하지 않아 혁명의 광풍에 휘말리지는 않았다. 대학 졸업 이후 수력발전소에서 근무를 시작, 관리로서의 길을 걸었다. 그는 2차례씩 북한을 방문한 바 있으며, 방북 중에 북한과 중국이 합작해 만든 유리 공장도 방문했다.
그는 국내 자본가를 잇따라 중국공산당에 가입시켜 ‘붉은 자본가’라는 신조어를 만들었다. 또한 중국 내에서 이른바 제2의 만리장성이라고 부르던 천산 고속도로의 공사를 마치는 등 다양한 업적을 남겼다.
2006년 3월, 후 주석은 중국 인민들이 해야 할 여덟 가지의 일과 해서는 안 될 여덟 가지의 일을 고시로 표현한 팔영팔치(八榮八恥: 8가지 영예로운 일과 8가지 수치스런 일)를 제시해 경제성장 이후 불거진 양극화 문제와 개인주의의 확산 문제를 해결하고자 애국심과 단결을 강조했다.
<박길명 기자 myung@asiatoday.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