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번째 유인 우주선 '선저우 7호' 발사
발사 3일째 30~40분간 첫 우주 유영
'멜라민 파동' 중국인들 모처럼 '환호'
[조선일보 2008.09.26]
▲ 25일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 발사센터에서 창정(長征)2-F 로켓에 실린 유인우주선‘선저우(神舟) 7호’ 가 발사되고 있다. 로이터 뉴시스"중국인이 처음 우주에 '발자국'을 남긴다."
25일 오후 9시10분(한국시각 10시10분) 중국이 세 번째 유인우주선인 선저우(神舟) 7호를 성공적으로 발사했다. 간쑤(甘肅)성 주취안(酒泉) 위성발사센터로 직접 가서 발사장면을 지켜본 후진타오(胡錦濤) 국가주석은 "중국 인민이 세계 과학기술의 높은 봉우리에 또 한번 장한 모습으로 올라 섰다. 이번 발사 성공은 우리나라 과학기술 발전의 중대한 도약"이라고 연설한 뒤, 발사센터의 관계자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성공을 자축했다.
선저우 7호는 26일 새벽 4시쯤 343㎞ 상공의 지구순회 궤도에 안착한 뒤 90분에 한 번씩 지구주위를 돌며 우주 유영(游泳) 등 각종 실험을 진행한다. 선저우 7호는 28일 오후 6시쯤 네이멍구(內蒙古) 초원지대로 귀환할 예정이다. 중국중앙방송(CCTV)은 '신의 배 하늘을 탐색하다(神舟問天)'라는 제목의 특별프로그램을 온종일 방영하는 등 중국 전역이 우주 신드롬에 휩싸였다. 전세계에 중국산(産) '멜라민(melamine) 분유' 소동을 일으켜 자존심이 상한 중국은 선저우 7호로 분위기 반전을 기대하고 있다.
◆우주정거장 건설에 성큼 한발짝
2003년 10월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세계 3번째로 유인우주선(선저우 5호) 발사에 성공한 중국이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우주 유영'이다. 선저우 7호에 탑승한 우주인 3명 중 1명은 발사 3일째인 27일 우주선 밖으로 나와 40분간 우주 유영을 하면서 과학실험 장비들을 우주선에 부착한다. 우주 유영 성공은 우주인을 장기간 상주시킬 수 있는 우주정거장 건설이 머지않았다는 신호다. 중국은 2020년쯤 우주정거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선저우 7호에는 러시아와 미국에 이어 3번째로 시도하는 우주 유영 외에 빠르게 발전하는 중국 과학기술의 성과들이 집약돼 있다. 우주인 숫자는 2003년 선저우 5호 때 1명이던 것이 2005년 선저우 6호 때 2명을 거쳐 이번엔 3명으로 늘어났다. 비행시간도 2003년엔 불과 21시간이었던 것이 이번엔 최장 5일까지 가능해졌다. 또 우주공간에서 처음으로 '톈젠(天鍵)1호'로 이름 붙은 소형 위성을 궤도에 띄우고 수십 가지 공간 실험도 실시한다. 특히 우주유영 때 입을 우주복인 '페이톈(飛天)'은 중국이 자체 제작했다.
이런 발전은 그냥 이루어진 게 아니다. 공군 조종사 출신인 자이즈강(翟志剛·선저우 7호 선장)과 류보밍(劉伯明), 징하이펑(景海鵬) 등 선저우 7호에 탑승한 우주인 3명은 1998년부터 무려 10년간 합숙훈련을 하면서 철저한 준비를 해왔다.
◆중국 우주개발에 국력 총 결집
1970년 첫 위성인 둥팡훙(東方紅) 1호를 발사하면서 지금까지 109차례 우주공간에 로켓을 쏘아 올린 중국은 1992년 유인우주선 프로젝트인 선저우 프로젝트를 입안하면서 본격적으로 우주개발에 돌입했다. 달 탐사위성인 창어(嫦娥) 1호를 발사한 지난해 항공·우주산업을 차세대 동력산업으로 지정하는 한편 톈진(天津)에 대형로켓 개발 기지 건설을 시작했다.
경제적 목적 외에도 1992년 당시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이 직접 '선저우'라는 이름을 붙였을 정도로 우주개발에 주력, 우주개발 행사를 13억 중국인을 단결시키는 소재로도 활용하고 있다.
이번 선저우 7호 발사는 베이징올림픽 개최 성공과 개혁개방 실시 30주년을 기념하는 축포(祝砲)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