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7월18일 저녁，CC-TV 제9스튜디오 안의 분위기는 긴장되고 뜨거운 열기로 가득찼다. 이곳에서는 제1회 ‘외국 유학생 중국어 말하기 대회’의 결승전 및 시상식 축제가 생방송으로 진행되고 있었다.
중국어 붐이 전세계를 달구면서 많은 외국인들이 중국어를 배우기 시작했고 중국에서 유학하는 외국 유학생도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어 현재 그 수는 약 20만명에 달하고 있다. 세계 188개 국가와 지역에서 온 그들은 중국의 31개 성(省), 자치구(自治区), 직할시(直辖市)에 분포돼 있다.
CC-TV 와 중국국가 중국어지도팀은 중국에서 유학하는 외국인들에게 중국어 학습 경험을 교류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기 위해 제1회 ‘외국 유학생 중국어 말하기 대회’를 공동 주최했다. 예선을 거쳐 20개 국가에서 온 30명의 선수들이 본선을 위해 베이징에 왔다. 그들은 유창한 중국어 실력을 가지고 있었을 뿐만 아니라 중국 전통문화에 대한 깊은 관심과 자신의 예능 실력도 맘껏 발휘했다.
▶ 중국어를 배우는 100가지 이유
17세의 한국 학생 이정규(李廷圭)군은 30명의 본선 선수 중 나이가 가장 어렸다. 이정규군은 중국어를 배우기 위해 각고의 노력을 했으며 우수한 성적으로 연속 월반하여 현재 17세의 나이로 중산대학(中山大学) 국제교류대학 대외한어과 3학년에 재학 중이다. 이정규군의 꿈은 ‘중국인보다 더 중국인 같은 한국인이 되는 것’이다. 생각하기를 좋아하고 중국 역사와 철학을 좋아하는 이정규군은 일반 중국인보다 더 많은 것을 알 수 있기를 희망했다.
캐나다에서 온 안런량(安仁良)군은 예술 신경이 발달해 있다. 인터뷰가 시작되자 유머스럽게 말했다. “많은 사람들이 나보고 왜 중국어를 배우냐고 묻는데 이 문제는 간단하면서도 복잡하다. 내가 중국어를 배우는 이유에는 적어도 100가지가 있다. 예를 들면 베이징에서 상성(相声, 만담)을 배우는 것은 매우 흥미로운 일이다. 나도 또 무술에도 관심이 있다. 최근 《서유기(西游记)》에 푹 빠졌는데 경극(京剧)의 후극(猴戏, 손오공을 주인공으로 하는 경극)을 진지하게 배우기 시작했다. 중국에는 다양한 공연 예술 종류가 있고, 중국어는 내 평생을 다해서 배워도 배우지 못할 만큼 매우 풍부한 언어다. 어쨌든 내가 중국어를 배우는 것은 인연이 있기 때문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나는 평생 중국어를 배울 것이다.”
▶ 대회 끝나고 혼인신고
레이멍(雷萌)씨는 화중과기대학(华中科技大学) 통신전공의 박사생으로 17세에 중국 정부의 장학금을 받고 카메룬에서 중국까지 왔다. 학사, 석사, 박사 과정까지 그는 중국을 자신의 고향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중국에서 너무나도 많은 ‘처음’을 경험했다. 첫눈, 첫사랑…. 그는 중국 사회주의에 대한 이해와 다년간의 중국생활 경험으로 최종 결승까지 올라와 제1회 중국어 말하기 대회 ‘중국어 왕’이 되었다.
뚱뚱한 화쟈더(华家德)씨는 베이징어언대학(北京语言大学)에서 중국어 전공을 공부하고 있으며 대회에서 유머스런 입담과 지혜로운 실력 발휘로 관중들의 주의를 끌었다. 그는 “내 중국 이름 중의 ‘화(华)’는 중국을 대표하며 ‘더(德)’는 내 고향인 테헤란(
德黑兰, Teheran, 이란 수도)을 나타낸다. 중간의 ‘쟈(家)’는 중국과 이란이 모두 내 집이라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대회 중 자신을 소개하는 부분에서 그는 중국인 여자친구가 있기 때문에 자신을 ‘중국 사위’로 소개하기도 했다.
심사위원은 아직 결혼을 안했기 때문에 ‘예비 사위’로 말하는 것이 옳다고 잘못을 지적해 방청객들의 웃음을 사기도 했다. ‘대회 끝나고 혼인신고 하러 가자’라는 팻말을 들고 화쟈더를 응원하고 있던 그의 여자친구의 모습도 보였다.
제1회 ‘외국 유학생 중국어 말하기 대회’에 참가한 매 선수들은 멋진 모습을 보여주었다. 노래부르기를 좋아하던 한국의 미소년 임진호(林镇浩)군, 아름답고 똑똑한 몽골 아가씨 바이거레이마(白格勒玛), 학교 내 축구팀장을 맡고 있던 아프가니스탄의 멋쟁이 청년 산제얼(山杰尔), 태국에 돌아가 중국어 선생님이 되려는 펑칭슈(冯清淑), 졸업 후 마케도니아로 돌아가 중국 식당을 열겠다는 더라건(德拉根)….
희망을 가지고 중국에 온 이런 젊은이들은 20만명의 외국 유학생들을 대표하고 있다. 그들은 중국이라는 무대에서 더욱 훌륭하고 멋진 인생을 펼쳐 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