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기로 새 도약… 유학생 출신 등 인재들이 중관춘 키워"
<조선일보 09.04.22>
▲ 중관춘소프트웨어파크의 천쥐 수석컨설턴트
중관춘소프트웨어파크 천쥐 수석컨설턴트 인터뷰
중관춘이라고 하면 흔히 한국의 용산전자상가를 떠올린다. 하지만 실제 중관춘은 전자상가 외에 소프트웨어·환경보호기술·화학·생명과학 등에 걸쳐 13개의 각종 첨단과학개발구를 갖고 있는 대규모 산업 클러스터(cluster)이다.
1988년 출범 당시만 해도 500여개 기업이 베이징 서북쪽 하이뎬(海淀)구 부근에 밀집해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2만여개의 기업이 베이징 전역에 산재해 있다. 고용 인력은 100만명을 넘는다. 2007년 기준으로 중관춘의 매출액은 1조위안(약 1450억달러) 이상으로 베이징 GDP(지역내총생산)의 17%를 차지한다.
중관춘소프트웨어파크의 천쥐(陳擧·67) 수석컨설턴트는 20일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금융위기를 계기로 중관춘은 새로운 도약기를 맞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 전자공업부 컴퓨터 담당 국장, 상하이 푸둥소프트웨어파크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영향은 없나.
"없지 않을 것이다. 중소기업 중에 도산하는 기업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대기업이나 중견기업은 큰 영향이 없다. 소프트웨어 쪽은 오히려 미국·유럽 쪽 개발 주문이 쇄도해 새로운 기회를 맞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IBM, 오라클 등 글로벌 기업이 이곳으로 오는 이유는.
"중관춘의 장점은 지역 내에 칭화(淸華)대, 베이징대, 베이징이공대 등 대학이 밀집해 있다는 점이다. 이곳에서 한 해 수만명의 고급 인력이 배출된다. 베이징 도심 안에 있으면서 중국 정부가 싼값에 부지를 제공하는 것도 혜택이 될 것이다."
-중관춘은 올해 21년째를 맞았다. 그동안 급성장한 배경은 무엇인가.
"하이구이(海歸)라고 부르는 유학생 출신과 대학에서 배출된 벤처 인력의 역할이 컸다. 이들은 지금 중국을 대표하는 IT기업의 경영진이 됐다. 중관춘은 지금도 귀국하는 유학생에게 창업자금과 주택, 국제학교 제공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부여하고 있다."
-중관춘은 지금 어느 단계에 와 있나.
"한국도 그랬듯이 임가공에서 벗어나 자체 신기술 개발을 모색하는 시기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중관춘을 자주창신(自主創新·스스로 산업기술을 개발해 기술자립을 이루겠다는 것)시범구로 지정하고, 신기술 기업에 대한 지원을 대폭 강화하고 있다."
▲ 중관춘소프트웨어파크의 천쥐 수석컨설턴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