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석유기업들이 캐나다, 남미에 진출하는 등 미국의 외곽 때리기에서 벗어나 미국 본토에 대한 직접 공격으로 전략을 바꾸고 있다.
중국 3위의 정유회사인 중국해양석유가 미국의 정유사인 우노칼 인수를 검토중이며, 인수 규모는 사상최대 규모인 130억달러가 넘을 것으로 보인다.
이는 중국 석유 메이저의 전략이 변화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고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지금까지 중국 석유업체들은 해외 유전이나 개도국의 자산을 확보하는데만 관심을 보였으나 미국 본토에 진출, 공격적인 기업 인수 의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처음이기 때문이다.
앞서 중국 석유기업들은 국내 원유수요가 급증함에 따라 캐나다로부터 원유를 조달하기 위해 캐나다 석유기업들과 물밑접촉을 벌였으며,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휴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베네수엘라 유전을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었다. 이는 에너지 안보를 중시하는 부시행정부를 자극할 것으로 우려됐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FT)는 7일 한 정통한 소식통을 인용, 중국해양석유가 우노칼의 지분 인수를 검토중이라고 보도했다. 이 소식통은 "중국해양석유가 미국 우노칼의 아시아 부문 자산에 높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며 "이와 함께 금융 전문가에게 전체 자산을 인수하는 방안을 조사할 것을 의뢰했다"고 말했다.
중국해양석유가 우노칼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핵심적인 이유는 이를 통해 인도네시아와 태국, 방글라데시, 버마 등 아시아 주요 지역에서 사업을 확장할 기회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중국해양석유가 우노칼 인수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을 뿐 아니라 다른 해외 기업 인수도 염두에 두고 있다"고 전했다.
우노칼은 지난해 말 현재 순부채 26억8000만달러, 자산가치 110억달러 규모로 중국을 포함한 해외 기업들이 특히 아시아 부문의 자산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빅토리 캐피널 매니지먼트의 애널리스트인 제이슨 푸트남은 "우노칼 인수를 검토 중인 잠재 인수자가 많기 때문에 격렬한 인수전이 벌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국영기업인 중국해양석유의 우노칼 인수 계획은 원자재 관련 기업이 자원을 확보하도록 유도해 산업화와 경제성장을 촉진시키겠다는 정부의 의도가 짙게 깔린 것이라고 FT는 분석했다. 중국 국가개발개혁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중국의 원유 수요는 예상치인 8% 또는 그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CNPC, 시노펙, 페트로차이나 등 중국 거대 석유기업의 고위 경영자들은 캐나다의 최대 산유지인 앨버타주의 캘거리 등지에서 캐나다 기업들과 송유관 건설과 유조선을 통한 원유수송 협상을 벌였다. 시노펙이 20억 달러를 투자해 송유관 지분 49%를 갖게 될 것으로 전망된다. 또 세계 최대 유사기업 중 하나인 캐나디언오일샌드트러스트는 자본유치를 위해 페트로차이나와 접촉중이다.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휴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베네수엘라 유전을 공동 개발키로 합의했다. 전문가들은 이를 통해 중국은 석유수입선을 다양화해 안정적으로 석유를 공급받을 수 있고 베네수엘라 역시 미국이 차베스정부에 비판적인 입장을 유지함에 따라 미국과의 관계악화 등에 대비해 유력한 석유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고 풀이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