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경제의 견인차 칭화대 (2)◆
'거대 중국을 이끄는 지도층을 이해하려면 칭화(淸華)대를 봐라.'
중국 권력의 핵심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후진타오(胡錦濤) 총서기 겸 국가주석 등 무려 4명이 칭화대 출신이다. 이른바 '칭화방(淸華幇)'.
'칭화방'이 중국 정ㆍ재계를 이끄는 비결은 이공계가 강한 칭화대의 실용주의 적 학풍에 기인한다.
중국의 개혁ㆍ개방과정에서 필요한 기술인재를 육성하겠다는 칭화대의 이념이 현실적인 수요와 맞아떨어진 셈이다.
다시 말해 문과가 강한 베이징대 출신들이 해외에 많이 진출한 반면 이공계가 강한 칭화대 출신들은 실사구시를 기반으로한 중국의 개혁ㆍ개방 정책을 이끄 는 핵심 축 역할을 했다고 보면 된다.
국무위원과 부장(장관)급에는 칭화대 출신이 베이징대와 나란히 4명을 배출했 다. 차관급 이상 고위 관료 중 칭화대 출신이 100여 명에 달하며 이공계 출신 이 대부분인 이들은 '실용적 사고'를 바탕으로 중국의 경제 발전과 개혁의 선 봉대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그래서 중국의 권력층을 '대청제국(大淸帝國)'으로 부르기도 한다. 청나라를
일컫는 말이 아니라 현재의 중국이 칭화대 제국임을 비유하는 우스갯소리로 칭 화대가 중국에서 차지하는 위상을 단적으로 나타내는 말이다.
정치권만이 아니라 경제계에서도 칭화대 인맥은 화려하다. '철의 여인'으로 불 리는 셰치화(謝企華) 상하이바오산(上海寶山)강철집단 총재를 비롯해 중국 최 대 TV업체인 창훙(長虹)그룹 자오융(趙勇) 신임 총재도 기계공정 박사 출신이 다. 인터넷업계의 기린아인 TOM.COM의 왕레이레이(王雷雷) 등 벤처기업계에도 칭화대 출신이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시장이 확대 되고 있는 중국의 자동차업계는 그야말로 칭화사단이라 할 만하다.
디이(第一)자동차, 디얼(第二)자동차, 둥펑(東風)자동차, 베이징자동차 등 중 국자동차 업계에 칭화대 출신 고위 경영자가 무려 63명에 달한다.
과학계에는 칭화대의 입김이 절대적이다. 중국 과학계 최고 지성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원 원사나 공정원 원사 중 4분의 1이 칭화대 출신이다.
원사(院士)는 탁월한 연구성과를 인정받은 최고 실력자로 중국 지방정부에서는 과학기술 수준을 설명할 때 "우리 성에는 몇 명의 원사가 있다"고 밝힐 정도로 중국 과학계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칭화대학이 중국을 이끄는 막강 파워집단으로 부상한 것은 중국의 공업화 과정 에서 실용적인 이공계 출신이 중시됐기 때문이다.
중국 권력의 최고 핵심부인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전원이 이공계 출신인 것을 감안할 때 중국 최고 이공대학인 칭화대 출신이 자연스럽게 지도자로 성 장할 수 있었던 것이다.
중국 대학 순위 발표에서 칭화대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베이징대를 제치고 1 위를 차지했다.
베이징대가 미국의 하버드대학이라면 칭화대는 MIT에 비견된다. 칭화대에는 무 엇보다도 중국 대륙의 영재라고 불릴 우수한 자원이 몰려와 최고 교수진으로부 터 교육을 받으면서 지도자 꿈을 꾸고 키우고 있다.
지난 2004년 칭화대학 신입생을 들여다보면 얼마나 우수한 학생이 진학하는지 쉽게 이해할 수 있다.
칭화대 홈페이지를 보면 2004년 중국 전역 고등학교를 대상으로 치르는 '가오 카오(高考ㆍ한국의 수능시험에 해당)'를 통한 입학생은 모두 3225명이다.
2004년 입학생 중 33명이 중국 25개성 이공계열 가오카오의 수석을 차지했으며 전국 각 성(신장자치구만 제외) 이공계 가오카오의 상위 10등 이내 학생 73%가 칭화대로 몰려들었다.
중국 국가 최고지도자인 후진타오 총서기 겸 국가주석을 정점으로 우방궈(吳邦 國) 전인대 위원장(국회의장으로 권력서열 2위ㆍ66년 무선전자학과 졸업), 황 쥐(黃菊) 부총리(63년 전기학과 졸업), 우관정(吳官正) 중앙기율검사위 서기(6 5년 동력학과 졸업) 등 4명의 정치국 상무위원이 칭화대 이공계열을 졸업했다.
후진타오 주석이 65년에 졸업했던 수리학과 건물은 최근 칭화대를 찾는 관광객 들의 기념 사진 촬영장소로 인기를 끌고 있다.
51년 전기학과를 졸업한 주룽지(朱鎔基) 전 총리도 빼놓을 수 없다. 지금은 정 계와 모든 공직에서 은퇴해 유유자적한 생활을 하고 있지만 칭화대학 경제관리 학원(상경대학에 해당)의 초대 원장을 지냈으며 현재도 칭화경제관리학원 고문 위원회 명예주석 자리만은 유지할 정도로 깊은 애정을 보이고 있다.
쩡페이옌(曾培炎) 부총리(전자 분야 담당)도 무선전자학과를 졸업했으며 국무 원의 정책 예산 인사 등을 조정하는 막강한 파워를 갖고 있는 화젠민(華建敏) 국무원 비서장(부총리와 장관의 중간 단계인 국무위원급)도 동력학과 출신이다 .
검찰총수인 자춘왕(賈春旺) 최고인민검찰원장을 비롯해 저우지(周濟) 교육부장 , 장푸썬(張福森) 사법부장, 셰전화(解振華) 국가환경보호총국장(장관급) 등도 칭화대 동문이다.
셰 총국장은 77년 공정물리학과를 졸업했는데 무분별한 경제성장 우선에서 지 속가능한 발전을 강조하는 신지도부의 국정 방향에 따라 최근 전국 대형 공사 장에 엄격한 환경영향평가 잣대를 들이대면서 '환경보호 태풍'이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내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중국의 차세대 지도자그룹의 유력인사로 거론되는 시진핑(習近平) 저장성 당서 기도 74년 공정화학과를 졸업했으며 톈청핑(田成平) 산시성 당서기도 토목건축 학과 출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