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홍콩 세계 투자자본 70% 독식
외환보유액도 조만간 1조달러 돌파 전망
<아시아경제 : 2005-10-04>
중국이 세계 투자 자본을 빨아들이는 거대한 블랙 홀이 되고 있다. 이대로 가다가는 거의 모든 나라에서 ‘해외투자=중국’이라는 등식이 성립될 듯 하다. 적어도 투자 자본에 관한 한 중국을 중심으로 해가 뜨고 진다는 얘기가 아닌가 보인다.
화교용 통신사인 중국신문사(CNS)의 최근 보도를 보면 이런 단정적 결론이 과한 것이 아님을 알 수 있다. 작년 무려 610억달러의 해외 투자 자본을 유치한 것으로 추산됐다. 미국의 960억달러와 영국의 780억달러에 이은 세계 3위의 기록이다. 그러나 GDP 대비 투자 유치 면에서 보면 논란의 여지 없이 당당 1위에 해당한다.
이 실적은 중국이 매년 거의 500억달러의 투자 자본을 유치하는 것이 기본이므로 별로 놀랄만한 사실이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사실상 중국이라도 해도 괜찮은 홍콩이 작년 유치한 340억달러까지 계산하면 말은 달라진다. 무려 세계 투자 자본의 70% 가까이를 유치한 셈이 된다. 속된 말로 싹쓸이를 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당연히 막대한 투자 유치는 외환 보유고의 급증에 상당한 도움이 되고 있다. 9월말 현재 7500억달러를 상회하고 있는 데에는 무엇보다 해외 투자 유치가 일등공신 역할을 하고 있다. 이 상태가 이어질 경우 수년내에 외환 보유고 1조달러를 돌파하는 세계 경제 역사상 초유의 신기록을 기록할 가능성도 높다.
문제는 앞으로도 투자 자본이 줄지 않은 것이 확실하다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수년내에 세계 500대 기업중 일부 대중 투자에 나서지 않는 기업들까지 이에 가세할 것이라는 전망을 상기할 경우 진짜 그렇다. 더구나 3조달러 전후를 보유하고 있다는 세계 각국의 화교 자본이 더욱 적극적으로 본토 투자에 나설 수 밖에 없는 현실까지 더하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없게 된다.
물론 투자 자본과 외환 보유고의 급증이 100% 긍정적인 것만은 아니다. 경쟁국들의 견제나 이로 인한 무역 마찰, 막대한 관리 비용등 부작용이 엄청난다. 게다가 투자 자본들의 일부는 위안(元)화의 추가 절상등을 노린 헤지 펀드(투기 자본)일 수도 있다. 최근 중국이 투자 자본들의 성격을 세밀히 평가해 도입하는 부자 몸조심류의 조치를 취하는 것이나 외환 보유고를 부족한 에너지 자원 확보, 자국 기업들의 덩치 키우기를 위한 M&A 지원에 대거 쏟아붓고 있는 것도 이런 현실과 맥락을 같이 한다. 그러나 중국이 지금 쏟아져 들어오는 투자 자본과 늘어만 가는 외환 보유고로 행복한 고민중이라는 사실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듯 하다. /베이징=全淳基특파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