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 ''우주비행경제(航天經濟)''라는 말이 생겨났다. 다음달 중순으로 예정된 유인우주선 선저우 6호 발사를 앞두고 기업들이 마케팅에 열을 올리는 현실을 두고 하는 말이다. 자사 브랜드를 첨단기술의 상징인 우주선과 연계시켜 소비자 신뢰를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기업들은 유인우주선 발사로 매출이 최소 10% 이상 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중국 최대 에너지 업체인 중국석유화공(SINOPEC)은 요즘 자사제품인 ''창청(長成)윤활유''홍보를 강화하고 있다. 선저우 6호가 사용하는 윤활유의 90%가 창청 브랜드라는 사실을 강조한다. 이 회사 관계자는 "최근 한달 동안 매출이 10% 이상 늘었고 앞으로 더 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전자업체인 커룽그룹(科龍集團)은 최근 중국우주개발기금과 협력 파트너 관계를 맺었다. 주요 내용은 커룽이 선저우 6호 내부의 냉난방시설과 냉장고.가전제품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커룽그룹은 "우리는 중국의 우주개발기관과 공동으로 기술을 개발하는 기업"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경쟁기업인 중국 최대 가전업체 하이얼(海爾)은 중국 인민해방군 우주부대를 잡았다. 이 부대는 중국의 우주비행사를 양성하고 있다. 하이얼은 이 부대에 최첨단 단열재를 사용해 만든 냉장고를 선물했다.
선저우 공식 후원업체인 멍뉴(蒙牛)도 요즘 우주복을 입은 여성모델이 자사 우유로 힘을 내는 장면을 연출한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이 업체는 지난해 선저우 5호 후원업체로 광고를 해 중국 내 최고 낙농업체라는 평가를 받았다. 매출도 10% 이상 늘었다.
윈난(雲南)성의 하이신차예(茶葉)사와 캉러차예(康樂茶葉)무역센터는 선저우 6호에 푸얼(普)차 10g을 싣기로 했다. 푸얼차는 윈난성의 대표적인 발효차다. 이밖에 수십 개 기업이 선저우 6호와 다양한 협찬계약을 맺어 자사 브랜드를 홍보하고 있다.
선저우 6호와 협찬계약을 못한 기업들은 발사 생중계 광고로 몰리고 있다. 생중계를 맡은 CCTV는 최소한 5억 명이 시청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CCTV 광고국 관계자는 "광고비는 5초에 평균 200만 위안(약 2억5000만원) 정도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주선 발사 성공 직후의 광고비가 가장 비싸 5초에 256만 위안, 15초에 476만 위안, 30초에는 856만 위안이 될 것으로 예상됐다. 사상 최고액수다.
한편 일본 기업도 우주공간을 비즈니스에 적극 활용하고 나섰다.
벤처기업인 스페이스 필름스는 소형 하이비전 카메라로 우주에서 컵라면 광고를 제작하기로 했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와 러시아 우주청의 협력으로 제작되는 이 광고는 11월부터 방영된다. 이 광고에는 우주 장기체류 기록을 세운 러시아의 우주비행사 세르게이 크리칼리예프가 모델로 출연한다. 이 업체는 컵라면 광고를 시작으로 앞으로 세계 분쟁과 재해를 우주에서 TV로 생중계하는 등 사업 영역을 넓혀갈 계획이다.
◆ 선저우=중국 우주선의 공식 이름이다. 1999년 무인 우주선인 1호를 발사했고 2001년에는 원숭이를 태운 2호 발사에 성공했다. 2003년 10월 중국은 첫 유인 우주선인 5호(사진) 발사에 성공해 미국 러시아에 이어 세계 세번째 유인우주선 보유국이 됐다. 다음달에 발사될 6호는 중국의 두 번째 유인 우주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