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신년특집] 베이징 올림픽의 해..中시장을 가다
[파이낸셜 뉴스 2008.01.01]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대륙은 들떠 있었다. 베이징 시내는 활기찼고 쇼핑가는 젊은이들로 넘쳐났다. 2008년 드디어 올림픽의 해가 열린 것이다. 소비패턴도 과거와 많이 달라졌다. 생계형에서 치장용으로 진화했다. 명품 등의 고가품이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먹거리에도 참살이 열풍이 불고 있다. 세계 인구 4분의 1에 달하는 중국 소비자들을 겨냥한 다국적 기업들의 마케팅 경쟁도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본지는 베이징 올림픽을 앞둔 중국의 무한 소비시장을 차지하기 위한 글로벌 기업들의 치열한 마케팅 경쟁을 스케치하고 중국에 부는 ‘메이드 인 코리아’ 바람 등을 무자년(戊子年) 새해 기획시리즈로 게재한다.
1. 올림픽 해가 열렸다. 들뜬 중국
【베이징=김대광 특파원·고은경기자】2008년을 몇시간 남겨놓지 않은 지난해 31일 밤 고급 백화점이 즐비한 베이징의 중심지 왕푸징 거리. 쇼핑을 하려는 사람들과 송년의 밤을 즐기려는 인파로 발디딜틈없이 북적였다. 서울 명동 한복판에 서 있는 듯한 착각에 휩싸일 정도다.
롯데백화점이 들어설 예정인 왕푸징 상권은 고급 호텔과 오피스 타운이 밀집된 지역으로 중고급 상권이 형성되어 있는 지역이다.
불과 3∼4년전만해도 비즈니스를 위한 시설이 고작이었지만 베이징 올림픽 등 사회적인 환경과 소비자들의 라이프 스타일이 변화하면서 국내 명동과 같은 대규모 상권이 들어선 것이다.
이 일대 백화점에서 주로 판매되는 것은 명품과 고급 전자제품 등. 쥐띠해를 앞두고 쥐 모양의 금 공예품도 부쩍 많이 팔리는 인기품목이다.
20∼30대 젊은이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베이징 시단지역도 활기가 느껴지기는 마찬가지.
시단지역 쥔타이(君太) 백화점 1층에 위치한 더페이스샵 매장의 매니저 마란(馬嵐, 27세)씨는 “베이징 올림픽이 열리는 2008년을 앞두고 백화점을 찾는 손님들이 늘고 있는 것을 체감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베이징 올림픽으로 외국 관광객도 크게 늘어나 궁극적으로 중국 경제가 발전할 것으로 생각된다”고 들떠 있었다.
왕푸징 상권에 자리잡은 북경 최대의 종합 쇼핑몰 왕푸징 동방신천지. 인파를 헤치고 매장에 들어서자 고급의류와 장식품 수입품들이 즐비하다. 홍콩, 대만, 한국의 패션들이 이곳에서 인기 있는 품목 중의 하나다.
북경의 중심 인민광장 서쪽에 위치한 서단지역에는 세계명품거리가 조성되어 있다. 이곳에는 각국의 명품 판매점이 즐비하게 들어서 있다. 이곳의 가격은 대체로 일반 노동자의 2∼3개월치 급여에 달하지만 연말을 맞은 요즘 최대 호황을 누리고 있다.
AC닐슨 조사에 따르면 중국은 이미 제3대 사치품 소비국이 되었으며, 매년 사치품의 소비액이 20억달러를 넘는다. 매년 20%가 넘는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2015년에는 소비액이 115억달러를 넘을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은 이미 세계 사치품 시장에서 29%를 차지하고 있으며, 오는 2011년에는 최대의 사치품 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 보고 있다.
왕푸징에 위치한 뷔페 식당 골든 재규어. 모두 800여명이 들어갈 수 있는 이곳의 예약은 이미 보름 전에 끝난 상태다. 일인 200위엔(한화 3만4000여원)으로 비교적 비싸지만 늘 사람들로 붐빈다. 또한 일부 고급 식당에서는 연말 세트메뉴 가격이 무려 8880위엔(151만여원)이나 하는 초호화판 식단도 등장했다. 물론 매진됐다.
국민 소득의 증가와 경제발전으로 주민들의 소비패턴도 과거 먹고 배를 채우던 것에서 벗어나 참살이쪽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볶고 튀기고 기름진 것으로 상징되던 중국요리가 찌고 굽고 하는 건강식에 밀리고 있다. 한국요리의 단백한 맛은 이제 웬만한 중국인들이 즐겨 찾는 외식거리의 하나가 되었다.
베이징시 오도구(五道口)에 위치한 뚜레쥬르 1호점은 북경대, 청화대, 어언문화대 등 7개 대학교가 밀집한 지역으로 중국의 소비세대로 주목받는 80년대생이 주고객이다.
점장인 양렁펑씨는 “뚜레쥬르의 제품 가격은 다른 일반 매장보다 20∼30% 높다”며 “그렇지만 ‘중상류층 브랜드’라는 제품 포지셔닝에 성공하면서 젊은층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베이징 고급 상권에 위치한 파리바게뜨 역시 이런 사회 분위기와 맞물려 매출이 성장 추세에 있다.
베이징 파리바게뜨 황희철 상무는 “일반 로컬 베이커리를 찾던 중국 고객들이 점차 파리바게뜨의 충성 고객으로 바뀌고 있다”고 자랑했다.
중국인의 입맛 고급화는 고급간식으로 자리잡은 초코파이의 매출에서도 나타난다.
중국인들이 결혼식에서 손님들에게 답례품으로 대접할 정도로 ‘프리미엄’ 이미지가 강한 초코파이의 매출 성장률이 3년 평균 20%에 달할 정도다.
강기명 오리온 중국법인 마케팅팀장은 “중국에서도 한국과 마찬가지로 건강코드를 가진 프리미엄 제과제품이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는 추 세다”면서 “다국적 제과 기업들이 ‘매스티지 제품’을 통해 수익개선 효과까지 노리며 마케팅전략을 짜고 있다”고 말했다.
북경내 제일 큰 생활거주지역인 왕징에 이마트를 운영중인 김선민 텐진법인 총경리는 “중국은 매년 7∼8%의 높은 경제 성장을 이어가고 있으며, 오는 2020년까지 1인당 GDP가 1만달러까지 가파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 변화하는 소비자들의 니즈를 따라 잡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