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각 지방마다 있는 중점대학은 베이징대, 칭화대와 어깨를 나란히 하는 명문이다. 저장대와 산둥대, 난징대 등이 이른바 중국 '탑 10'안에 든다. 정부가 명문 학교를 손수 지정하고 지원하는 것은 중국 정부가 엘리트 양성에 공을 들이고 있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과학고, 외국어고 등 우리식의 특수목적고는 없다. 하지만 중점 고등학교에 '실험반'이라는 일종의 영재반을 두고 과학 인재를 양성한다. 초등학교에도 '영재반' 개념의 우수반이 있는데 이공계 출신의 석사 이상 학력들이 교사로 재직하는게 다반사다. 중국인들은 '영재'나 '졸부' 같은 단어를 굉장히 부담스러워한다고 한다. 덩샤오핑이 "중국은 패권주의를 하지 않는다"고 선언한 이후 대놓고 영재, 일등이라는 단어를 사용하는 것을 꺼리는 문화적 분위기가 있기 때문이다. 이렇게 어릴 때부터 경쟁에 익숙한 학생들이 바늘 구멍을 뚫고 대학에 입학하면 취업준비에 매진하는 우리나라 대학생들과 달리 석박사 진학 비율이 높다. 칭화대의 경우 평균적으로 학부생의 약 50%가 석박사 과정에 진학한다. 칭화대나 베이징대 같은 명문대들은 재학생들에게 거의 100% 기숙사를 제공하는 등 많은 혜택을 제공해 학생들이 학업에 매진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 변화하는 사회, 뒤처진 교육 엘리트를 우선시하는 교육으로 효율을 극대화한 중국은 최근 고민에 부딪쳤다. 경제 발전으로 사회구조가 복잡해져 다양한 분야의 인력이 필요해졌고 엘리트 위주의 교육과 호구 제도를 통해 제한된 교육 기회의 불평등이 사회적 불만으로 표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 교육부 직속 중앙교육과학연구소(CNIER) 학술위원회 주임인 청팡핑(程方平·사진) 베이징대 교수는 "90년대 이전 중국은 학력을 인재의 기준으로 생각했지만 그 이후 개념 변화가 생겼다"면서"이제 요리자격증, 자동차수리공, 조선공 등 각종 자격증소지자도 인재로 여겨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과건엔 화이트칼라의 신분이 높고 블루칼라는 사회적 지위가 낮다고 생각했는데 현재는 그렇지 않다. 경제 발달로 역할 분화가 일어나면서 다양한 인재가 필요하게 됐고 여기에 부합하는 인재 교육이 절실해졌다"고 말했다. 호구제도로 제한하는 교육기회의 불평등과 농민공(農民工·농촌에서 올라온 도시 공장 노동자) 자녀들의 교육 소외 현상도 사회문제로 떠올랐다. 청 교수는 "사실 중국은 너무 큰 대륙이기 때문에 완전한 평등이 불가능한 국가다"라면서 "호구제도가 개혁돼야 해결될 사회 문제들이 많지만 현실적으로 큰 대륙을 통제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는 농민공 자녀들의 교육 소외 문제가 큰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농민공들은 대체로 3D 업종에 종사하며 어려운 삶을 꾸려가고 있기 때문에 이들의 자녀들은 교육 사각지대에 방치돼 있다. 많은 중국인들은 공자가 "가난한 것을 두려워하지 말고 평등하지 않은 것을 두려워 하라"고 한 말을 되새긴다. 최근 부쩍 마오쩌둥에 대한 향수가 일고 있는 것도 사회 불평등에 대한 불만이 높아지고 있는 것과 무관치 않다. 덩샤오핑의 '선부론'이 후진타오 정부에서는 '균부론'으로 바뀐 배경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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