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외화 블랙홀' 위력 줄었다… 외국인 직접투자 6년만에 뒷걸음
지난해 중국에 대한 외국인 직접투자(FDI)가 6년만에 감소함에 따라 '외국 투자자금 블랙홀'로서의 중국의 힘이 약화될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경기과열 우려에 따른 숨고르기, '반(反) 외자정서', 외국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축소등으로 중국이자랑해온 외자(外資) 빨대의 힘이 약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외자 숭배 시대 끝났다'
중국의 경제주간지 경제관찰보는 'FDI 감소'와 관련,"중국에서 외자 숭배 시대가 끝났다"고 지적했다.
지난 2003년 세계 1위 외자 유치국에 올랐고 2004년에도 미국에 이어 2위를 기록하는 등 거침없는'외자 빨아들이기' 행진을 지속해온 중국이 더 이상 외자를 받아들이는 데만 주력하지는 않을 것이란 얘기다.
실제로 중국 정부는 철강 시멘트 등 일부 과열 업종에 대출을 제한,외자 유치 규모와 속도를 조절하고 있다.
또 외자의 양이 아닌 질에 관심을 가지면서 에너지를 많이 소비하거나 오염을 유발하는 외자 프로젝트의 승인을 꺼리고 있는 것도 외자 감소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외국 투자자들도 이미 많은 외자가 중국에 들어와 중국 내 경쟁이 격화되고 있어 커다란 사업 리스크를 안고 중국에 투자하는 것을 주저하고 있다.
여기에 중국에서 확산되고 있는 '반 외자정서'도 한몫하고 있다.
지난해 잇따라 터진 해외 식품업체들의 불량식품 판매 사건이 중국인들의 '반 외자정서'를 촉발시켰다.
KFC는 소스에 발암물질인 공업용 색소 수단을 사용한 게 밝혀져 물의를 빚었고 네슬레는 일부 분유의 요오드 함량이 중국 기준치를 초과해 여론의 집중 포화를 맞았다.
이 같은 외자 유치 장애요인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외자에 목말라하는 동북 3성과 서부지역 등은 외자 유치에 안간힘을 쓰고 있어 이들 지역이 향후 FDI 유치에서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외자기업 세제혜택 폐지 추진
중국 국세심판위원회의 왕리 부위원장은 지난 7일 "그동안 투자 유치를 위해 제공해온 외국기업에 대한 세제 혜택이 국제 관행과 맞지 않고 국내 기업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 폐지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밝혔다.
이 발언은 '외국기업과 국내기업에 대한 관련 법의 통합'이란 명분으로 포장되긴 했지만 실제로는 외자기업에 대한 기존의 세금 혜택을 없애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한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중국은 외국자본과 선진기술을 유치하기 위해 국내기업의 경우 33%에 달하는 세제 부담률을 외국기업에 대해선 절반도 안 되는 15%까지 낮춰주는 혜택을 부여해왔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 진출 외자기업들의 아킬레스건이라 할 수 있는 세금탈루 문제가 현안으로 대두되자 당국이 감시를 대폭 강화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