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R&D 투자 세계 2위
올해 1360억 달러로 일본 제칠 듯
외국기업 공장 + R&D센터
중국, 패키지 유치 주효
< 중앙일보 2006/12/05 >
올해 중국의 연구개발(R&D) 투자가 일본을 추월해 세계 2위가 된다. 중국이 더 이상 저부가가치 산업에 치중하는 '세계의 공장'이 아니라 기술 강국으로서의 터전을 다지고 있다는 의미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4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2006년 세계 각국 R&D 비용 보고서'를 인용해 이렇게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중국의 올해 R&D 투자비는 지난해보다 20% 늘어난 1360억 달러(약 126조원)로 1300억 달러의 일본을 제칠 전망이다. 미국이 부동의 1위인데 올해 투자액은 33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산됐다. 한국의 R&D 투자는 지난해 240억 달러를 약간 웃돌 것으로 보인다.
OECD 과학기술국의 더크 필라트 국장은 "중국의 R&D 투자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었지만 이렇게 빨리 일본을 추월한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말했다. 이런 현상에 대해 그는 많은 글로벌 기업이 R&D 본부를 중국으로 옮겨 본격적인 연구를 시작한 결과로 풀이했다.
외국 기업의 R&D 본부들은 상하이(上海).베이징(北京) 등 대도시로 몰려들고 있는데, 선진국보다 임금이 싸고 유능한 R&D 인력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월스트리트 저널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중국과 비슷한 연구원을 한 명 고용하려면 1년에 25만 달러를 줘야 하지만 중국에서는 10분의 1인 2만5000달러면 된다.
급증하는 중국의 R&D 투자는 정부 차원의 노력도 한몫한 결과다. 정부가 나서 대학과 정부 출연연구소의 R&D 투자를 적극 유도하고, 민간 기업의 투자를 독려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외국 기업의 기술 이전과 R&D 투자를 공장 인허가와 연계하는 방법도 쓰고 있다.
현대자동차가 베이징에 제2공장을 세울 때도 중국 측은 R&D 센터 건립을 조건으로 허가를 내줬다. 이 같은 전략에 힘입어 올 들어서만 모토로라.시만텍.IBM.시세이도.노바티스 등 다양한 글로벌 기업이 중국에 R&D 센터 신.증설 계획을 발표했다. 현재 중국 내 다국적 기업의 R&D 센터는 모두 800곳에 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