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일보 2006/03/27] 중국 신장(新疆)자치구에서 시멘트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인 황취안(黃全•54)은 지난 14일 아주 특별한 연수 수료증을 받았다. 일반인들에게는 성역(聖域)과도 같은 공산당 중앙당교가 발급한 수료증이다. 중앙당교는 공산당원이라 할지라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 고위급 간부에게만 문호가 개방돼 있다.
이날 황씨와 함께 연수 수료증을 받은 사람은 모두 민영기업가. 광둥(廣東)•랴오닝(遼寧)•저장(浙江)•신장 등지에서 온 121명의 기업가였다. 이른바 자본가들이다. 이들 중 재산이 많은 사람은 수억위안(한화 수백억원)에 달한다.
중앙당교는 중앙당과 중앙 정부의 부국장급 이상, 지방 성(省) 정부의 부국장급 이상과 현(縣)의 당 서기급 이상인 간부만을 대상으로 교육하는 교육기관이다. 이 때문에 당 내에서는 ‘홍색(紅色) 요람’ ‘혁명의 용광로’라고 불린다.
이런 중앙당교가 2001년부터 대외연수센터를 별도 설립해 민영기업인들에게 문을 연 것은 그해 7월 장쩌민(江澤民) 전 주석이 공산당 창당기념식에서 “민영기업가도 사회주의 현대화 사업의 건설자”라고 규정한 것과 맥을 같이한다. 시장경제 도입 이후 민영기업 비중이 61%를 차지하는 상황에서 이들의 이익을 반영하지 않고는 공산당 통치를 계속 유지하기 힘들다고 본 것이다. 한 소식통은 “자본가와 지식인을 당내로 끌어안는 ‘3개 대표론’도 이런 배경에서 나왔다”고 말했다.
공산당의 핵심 교육기관이 실시하는 자본가(민영기업가) 교육은 베이징대(北京大)나 칭화대(淸華大) 최고경영자 과정 못지않게 인기를 끌고 있다. 지금까지 중앙당교 연수프로그램에 참가한 민영기업가는 이미 3만명을 돌파했다. 황취안씨가 참가한 프로그램은 ‘전국 민영경제 이론 및 실무 연수반’. 그는 이 프로그램의 64회 연수 졸업생이었다. 1주일간 100명 가량의 연수생을 받지만 매회 정원을 다 채운다고 대외연수센터 딩둥훙(丁東紅) 주임은 말했다. 강좌 내용은 ‘기업의 생명주기와 구조조정 관리’ ‘민영기업의 자금운용과 재무리스크 통제’ 등. 기업경영에 직접 관련된 내용이 많다.
그러나 중앙당교의 민영기업가 연수프로그램이 정작 인기 있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 황취안씨는 “친구를 사귄 것이 가장 큰 수확”이라고 말했다. 교과 내용뿐 아니라 인맥 구축이 더 중요하다는 말이다. 그래서 반장 경쟁도 치열하다. 후난(湖南)성 출신의 리민주(李民主)씨는 “교수진이나 학교측과 접촉 창구 역할을 하는 연수반 반장을 서로 차지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중앙당교 민영기업가 연수프로그램의 인기는, 공산당의 실력자를 아는 것이 기업활동에 직접적으로 도움되는 ‘중국적 기업환경’을 반영하고 있다.
중국 신장(新疆)자치구에서 시멘트공장을 운영하는 기업인 황취안(黃全•54)은 지난 14일 아주 특별한 연수 수료증을 받았다. 일반인들에게는 성역(聖域)과도 같은 공산당 중앙당교가 발급한 수료증이다. 중앙당교는 공산당원이라 할지라도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 고위급 간부에게만 문호가 개방돼 있다.
